해머의 전율을 이어갈 또 한 번의 파격이다. 알렉산더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은 작년에 관람한 해머에 반해 홀린 듯 예매하고 기다렸던 공연으로, 포스터의 강렬한 격정이 무대 위에서도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다. 미드솜마르 축제가 배경인 이 작품은 하지 축제의 아침으로 시작해 축제의 들뜬 분위기와 본능적 의식을 날것처럼 드러낸다. 공연은 건초 더미와 침대가 어우러진 설정에서 시작해 축제의 시각적 충격과 현장감을 한꺼번에 선사했다.
공중에 흩날리는 건초 더미는 무용수와 하나로 흩뿌려지며 축제의 날것 같은 들뜬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한낮의 태양 아래 본능과 해체의 정점이 그려지자 축제의 중심인 메이폴이 내려오고 화관을 쓴 남녀들이 먹고 마시며 춤을 춘다. 이들의 몸짓은 축제의 본질이자 본능적 의식을 현장에 생생히 드러내는 듯했고, 침대 뒤의 전구가 만든 태양이 변화하는 순간은 극의 리듬을 압도했다. 두 번째 막은 낮의 기억이 왜곡되고 환상과 추억의 세계가 밀려들며 몽환적으로 확장된다.
무대 위의 음악은 전통 악기와 현대 전자음, 독특한 보컬이 어우러져 런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스웨덴 국기와 북유럽 상징이 곳곳에 배치되며 양식과 신화가 결합했고, 바다와 생선이 축제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특히 바다의 여신 란을 연상시키는 흰 스모그와 비를 다루는 연출은 신비로움을 더했고, 생선 머리가 떨어지는 돌발적 연출은 축제의 이면에 숨겨진 욕망과 생존의 강박을 은유하는 듯했다. 무대 상단의 시계 시각은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또 하나의 기계 무용수처럼 작동했다.
축제가 끝나갈 즈음, 기억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던 관객은 다음 해의 축제를 떠올리며 여운을 남겼다. 이 작품은 추억과 내일에 대한 집착이 삶의 버팀목이 됨을 보여주고, 위대한 발레 작품이 전 세계 관객을 매혹하는 힘을 재확인하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예술적 도전과 기계적 미장센이 결합해 관객의 시선을 끈다는 점이 또렷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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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꿈
원문 링크 : [공연 리뷰] 알렉산더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