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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평가된 정도전(鄭道傳)

 과대평가된 정도전(鄭道傳)

대중 매체와 일부 학계는 정도전을 ‘조선의 설계자’이자 혁명적 사상가로 추앙해 왔다. 정도전이 이방원에게 제거되지 않고 '재상 중심의 정치 체제'를 확립했다면 조선의 역사가 더 근대적으로 발전했을 것이라는 가정법적 찬사도 뒤따른다.

그러나 차가운 역사적 사실(fact)에 기반해 볼 때, 이러한 담론은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측면이 크다. 1. 독창성이 아닌 보편적 레퍼토리의 반복과 모방 정도전의 핵심 사상으로 꼽히는 '민본정치(民本政治)'는 사실 유교 정치사에서 맹자 이후 2천 년간 반복된 보편적인 원리다.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나 성종 대 최승로의 《시무 28조》 역시 민본의 가치를 국가 경영의 근간으로 삼았다. 정도전이 이를 다시 언급한 것이 새로운 시대적 발견이라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그가 주창한 ‘재상 정치론’이나 ‘군신공치론’ 역시 창조적인 산물이 아니다. 이는 남송의 관료 **진덕수(眞德秀)**가 저술한 《대학연의(大學衍義)》의 논리를 조선의 맥락에 대입한 것에 가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