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레토코를 떠나 구시로로 향한 이유는 눈이 계속 내리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남은 시간에 구시로의 분위기와 맛집을 직접 맛보고 싶다는 기대가 맞물렸기 때문입니다. 도로를 따라 유빙이 가득한 바다를 보며 렌터카를 남쪽으로 몰았고 터널 앞 산들의 풍경이 멋져 연거푸 사진을 남겼습니다. 시레토코의 함박눈은 여전히 거대했고, 창밖의 하얀 세계를 바라보는 동안 눈이 그치는 순간을 간절히 바라기도 했습니다. 이때 야생사슴들이 나타나 반가운 인사를 건네주며 잠시 멈춰 설 수 있었습니다. 홋카이도 오비히로에서 시작해 시레토코를 지나 구시로까지 이동하는 길은 스노타이어의 필요성도 실감하게 했고, 화이트아웃에 대비한 안전운전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또다시 확인했습니다. 구시로에 도착하기 전 주유소를 들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체험으로 얻었습니다.
구시로 츠부야키 카도야는 소라구이와 라멘 두 가지 메뉴만 파는 노포 분위기의 식당으로, 1층 카운터에서 소라가 구워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얻었습니다. 소라 5개 한 판 1200엔, 라멘 800엔, 맥주 800엔 등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소라 간장 소스의 감칠맛이 이 식당의 히든카드였습니다. 소라가 의외로 짭짤하지 않고 간장 소스의 단맛과 짭짤함이 어우러져 라멘과의 궁합이 뛰어났습니다. 현지인 손님이 많아 자리가 빨리 차는 편이었고, 저는 도쿄나 다른 도시의 맛집과 달리 이곳의 분위기에 빠져들었습니다. 다만 계산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미리 계산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구시로 도미인호텔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 숙소로 돌아와 루프탑의 풍경을 보며 간단히 요거트를 즐겼습니다. 날씨는 맑았고 구시로의 봄맞이 풍경은 시레토코의 눈과 달리 차분하고 깨끗했습니다. 구시로의 마지막 밤은 눈이 점차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변했고, 이렇게 큰 풍경 차이를 하루 안에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구시로에서의 도미인호텔 숙박은 편안했고, 마지막 풍경을 마음에 담아두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모든 여정은 시레토코의 함박눈에서 시작해 구시로의 맛과 분위기로 마무리되었고, 그날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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