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흘러간 하루. 문 앞에 택배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조심스레 박스를 열었더니, 그 속에는 뜻밖에도 고등어 한 마리가 숨어 있었다. "성질 급한 고등어"라던가.
물 밖에 나오자마자 숨이 끊어진다고. 하지만 이 녀석은 의외로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사실 나, 성격은 꽤 느긋해. 다만, 부레가 없어 오래 버티질 못할 뿐이야."
고등어는 이렇게 말하곤 무지개다리 건너편으로 사라졌다. 순간 문득, 조금 전 휙 지나간 택배 아저씨가 떠올랐다.
문 앞에 택배를 놓고 바삐 떠나던 모습. 그 성급함 뒤에는, 숨 쉴 틈 없는 하루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꽃등심보다는 비린내 나는 고등어 한 마리. 하지만, 누군가의 저녁을 지켜주는 건 늘 이런 소박한 존재들이었다.
성격이 급해서가 아니라, 숨 가쁜 하루를 버티기 위해, 그들도, 우리도, 쉼 없이 달려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고등어를 만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 조용히, 묵묵히, 삶을 지키고 있는...
원문 링크 : 고등어 한 마리와 택배 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