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이야기 1(작가노트중) 그날도 집에 혼자 있어야 했다. 오늘도 어디로 나가셨는지 모르는 부모님이 오실 때까지.
그래도, 요즘은 기다리는 시간이 좀 덜 지루해졌다. 왜냐면 하루해가 길어 졌고 춥지 않은 여름이라 마당까지는 나갈 수 있었다.
넓고 넓은 마당. 숨바꼭질하기 좋은 마당.
온갖 것들이 버려져 쓰레기 무덤이었지만, 나에겐 신기하고 탐색하기 좋은 곳이었다. 쥐들도 살기 좋은 곳, 구석구석 숨기 좋은 곳.
낯선 고양이들의 놀이터. 오늘은 햇살도 무지 반짝여서 나에게도 숙제를 쉽게 할 수 있게 답지를 준 거 같았다.
매일 집안에서 혼자 깜깜할 때까지 있어야 하는 나에겐 하루하루를 지루하게 보내지 않는 게 나의 숙제였다. 너무 힘든 숙제였다.
혼자 있기에 힘들다고 하기 싫다고 돌봐 달라고 말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없었다. 우리 집엔.
무슨 일이 생겨도 혼자 해결해야 했다. 비가 오는 날에는 꼼짝없이 문지방을 넘지 못하고 비만 바라고 있어야 했고 날씨가 추운 날에는 이불 속에서...
#
수채화
#
작가노트중
#
채송화그녀김정옥
#
채송화의여름
원문 링크 : 채송화의 여름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