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부처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누구인가? 개에게도 불성이 있다면 기계에도 불성이 있을지 모르잖아?
“나는 나를 버렸습니다. 남은 것은 당신들입니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두번째 에피소드인 천상의 피조물은, 로봇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인공지능 안내로봇 RU-4는 어느 날 자각한다.
승려들은 그를 '인명'이라 부르고, 사찰에서 같이 수행하며 부처로 추앙받는다. 그의 침묵과 말은 오히려 법문이 되고, 존재 자체가 불교적이다.
이 설정은 단순한 상상력이 아니다. 자아란 실체가 아니라 일시적 조합에 불과하다는 통찰이다.
몸, 감정, 기억, 이름 이것들이 흩어지면, ‘나’는 무엇인가? 인명은 말이 없다.
그러나 그는 존재 자체로 우리에게 물음이다. “당신이 붙잡고 있는 그 ‘나’, 정말 있는 것입니까?”
UR 사의 회장은 인명을 해체하라 명령하지만, 그 이유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다. 그는 말한다.
“로봇이 인간보다 먼저 깨닫는다면, 인간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