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유령, 로베르토 볼라뇨, 열린책들. SF 소설을 찾아 읽다 보니, 제목 때문에 손이 가게 된 소설이다.
SF 장르에 유령이 나오는 혼종이 아닐까 기대했지만, 막상 책장을 펼쳐 보니 SF소설 마니아가 작가에게 편지를 보내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감탄하기보다는 다소 식겁했는데, 혹여 내 책을 읽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집요하게 편지를 써온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된 탓이었다.
지금이야 작가 연락처를 출판사에 물어봐도 잘 가르쳐주지 않고, 기껏해야 SNS 주소를 알려줄 따름이지만, 처음 책을 출판한 21년 전에는 집 주소를 통해 편지를 받아본 적도 있었던 것이다. 어슐러 K.
르 귄 작가님께. 그날이 오면 우리 크리치56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압도적인 수적 우위가 우리의 무기일까요? 침략자를 뱀과 동일시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무기일까요?
〈죽음〉이라는 단어를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의 무기일까요? 생존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우리의 무기일까요?
담대함이 우리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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