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차에 쾨켄호프를 다녀왔어요. 파란 하늘 아래 넓은 평야가 햇빛을 그대로 받으며 펼쳐져 있었지만 제 기대처럼 거대한 꽃밭은 아니었고, 꽃들이 띄엄띵띵 심겨 있어 다소 실망했어요. 몬드리안 구역이 있어 네덜란드 사람들이 어디까지 나라 자랑을 하는지 느낄 수 있었고, 미피와 함께하는 포토존도 있었지만 다리권에서 구경하는 느낌이 강했죠. 음악 소리는 들려왔는데 그 정체는 기계였고, 악보가 스스로 돌아간다던 그 신기한 점도 궁금했지만 공연처럼 느껴지진 않았어요. 입구의 기념품샵에서 나는 마지막까지도 네덜란드의 대표 상징들을 눈으로 확인했고, 튤립 씨앗과 뿌리를 팔던 맞은편 매장도 구경하며 현지 분위기를 느꼈죠. 그러나 덥고 습한 날씨와 혼자라는 이유로 사진 찍는 동행이 없어 사진 찍기가 더 쑥스러웠고, 가게들 사이를 오가며 여름 축제 분위기를 충분히 만끽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어요. 마지막으로는 대체로 기대했던 대형 꽃밭보다는 자잘한 구경으로 끝났고, 축제 막바지의 흔적들 때문에 꽃이 시들거나 흩어진 모습도 눈에 들어왔죠. 결국 돌아오는 길은 버스 정류장을 찾아 스키폴 공항으로 이동했고, 기차를 타고 트랩을 거쳐 숙소로 돌아왔어요. 쾌적하지는 않았지만,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상징과 예술적 공간들을 한꺼번에 보려던 마음은 남아 있었고, 특히 미피나 몬드리안 같은 요소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점은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17일차를 마무리하며, 쾨켄호프를 다녀온 제 느낌은 기대와 달랐지만, 축제의 분위기와 현지 문화 아이덴티티를 가까이에서 체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썼던 시간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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