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23년 11월 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성동구 서울숲길에 열린 <고마워 할매 팝업>을 다녀왔다. 기간 동안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렸고, 공간은 세퍼레이츠였다. 들어가면 몸빼 바지를 입은 직원이 할머니처럼 밥상보를 걷어 고구마 스티커를 건네주는 느낌으로 시작된다. “멀리서 오느라 고생했데이! 고구마 구웠으니 먹고 있어라~ 그래도 배고프면 아궁이도 한번 열어보거래이~” 같은 문구가 벽과 안내에 걸려 있어 분위기가 정겨웠다. 다음으로 가마솥 3개 안에서 옥수수를 찾아 달라고 안내가 이어지는데, “옥수수 맛나게 삶아 놨다! 뜨끈할 때 먹거라-” 하며 옆의 곶감 말린 걸 보고 툇마루에 남겨둔 나눔도 안내했다. 툇마루에 가면 곶감 포스티잇을 가져갈 수 있었고, “곶감이 아주 쫄깃쫄깃 잘 말랐네! 맛 있게 묵고 있어라~ 얼른 밥 해줄게~”라는 말이 현장 분위기를 살렸다. 할매가 자동차를 타고 와 집으로 들어가자고 부르는 모습도 연출되었고, 물건들은 삼휴마을의 실제 할머니댁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했다. 이런 연출 뒤엔 농사와 일상 속 노동의 힘을 느끼게 하는 의도가 분명했다.
굿즈는 다양했다. 할매 키링 6 500원, 할매 그립톡 6 500원, 할매 스티커 팩 2 500원, 할매 스티커 3종 7 000원, 할매 마스킹 테이프 2 500원, 할매 마스킹 테이프 3종 7 000원, 할매 손두부 키트 16 900원, 할매 손두부 키트 + 할매 손글씨 세트 20 800원, 할매 손글씨 세트 4 000원이었다. 벽에는 이 팝업의 설립 취지와 포스티잇 붙이는 이벤트가 적혀 있었고, 고마워 할매는 도시손녀가 함양에서 머물며 시골할매들과 함께 손맛이 담긴 음식을 만들고 서로의 재능을 나누며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지역살이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 따라 붙었다. 콘텐츠화된 할매의 이야기와 레시피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려는 의도도 명확했다. 디자인 테이프도 세 가지 종류가 있었고 1만원 이상 굿즈를 구매하면 랜덤 뽑기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는 10명 한정으로 곶감을 직접 만드는 체험이 진행되었던 모양이다. 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맞는 마을을 고를 수 있다는 안내도 있었다. 동생은 그립톡을 구매했고, 부산의 청년마을로 이바구 마을이 소개되었다. 소멸되는 마을을 지켜가려는 노력도 함께 보였다. 이 팝업은 도시와 시골 간의 연결과 지역 자원을 재해석하는 시도를 보여 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재능을 나누는 문화적 실험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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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서울숲성수팝업: 고마워, 할매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