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서울도서관에 들르고 있습니다. 시청 광장의 분주함을 지나 도서관 안의 정적인 공기 속에 잠시 머물다 보면 쳇바퀴 같은 일상에 조금은 의미가 생기는 것 같아 나름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번에 그 시간에 빌려 읽은 책이 이스마일 카다레의 『부서진 사월』입니다. 처음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따뜻한 봄을 연상시키는 사월에만 집중했는지 서정적이고 조용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몇 장을 넘기지 않아, 이 소설이 그런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말이 없고, 사람도 없고, 피할 곳도 없어 보이는 땅 전개는 차갑고, 감정 설명은 거의 없으며, 이야기의 무게는 생각보다 훨씬 묵직했습니다. 이 소설은 알바니아 북부 고원 지대의 전통 관습법인 "카눈(Kanun)"을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지켜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무도 보호하지 못하는 공간. 가문의 누군가가 살해당하면 반드시 다른 가문의 피...
원문 링크 : [독서 기록] 서정적인 제목과 달랐던 『부서진 사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