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시작'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마음속에 문이 하나 새로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 문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문고리 밑에 '당기시오'라는 글자가 작게 적혀 있을 테고요 시작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일이지만 그보다 먼저 나에게 익숙했던 시간과 공간을 얼마쯤 비어주고 내어주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밖으로 열리는 문이 아닌 늘 안으로만 열리는 문 시작이라는 문 <게절 산문> - 박준 계절 산문 Author 박준 Publication 달 Release 2021.12.21. '시작'이라는 문을 열면 어떤 것들이 들어올까요?
대학생 때는 평일 오후 한가로운 벚꽃 구경이 얼마나 특권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어떤 것을 시작할 때 우리는 익숙한 무언가를 내어주어야 합니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될 때 익숙한 집을 떠나 자취를 하고, 대학생에서 직장인이 될 때는 한가로운 평일 공강시간, 모두 일터에 있기에 공간도 시간도 널찍했던 자유로운 순간들을 내어줍니다. 이렇게 내어주면 빈 공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