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의 계절 마트를 걷다가 요즘 자주 나를 마주친다. 진열대에 정성스레 쌓인 노란 과일들 위로 크게 적힌 이름, "성주 참외".
괜히 눈길이 머무르고, 어쩐지 피식 웃음도 난다. 별다를 것 없이 이름 하나 겹친 것뿐인데, 이 계절엔 마치 마트 한가운데 내 이름이 펼쳐진 느낌이다.
“참외가 달다더라”는 말이 들리면 마치 내가 상큼하다는 칭찬이라도 들은 듯 괜히 뿌듯해진다. 어릴 땐 내 이름이 조금은 무거운 것 같기도 했고 어디 가서 불릴 때마다 어색한 기분도 있었는데 이젠 길 가다 참외가 불러주는 덕에 그 이름이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달콤하고 노란 이미지가 붙어서일까, 요즘 따라 ‘성주’라는 이름이 꽤 정겹다. 사는 게 그렇다.
아무 의미 없는 순간이, 문득 나를 위로하는 때가 있다. 단지 이름 하나 겹친 거지만 그 앞에서 웃으며 지나가는 내 모습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는다.
참외가 익어가듯 나도 조금은 무르익어가고 있지 않을까. 이 여름이 끝날 때쯤엔, 지금보다 조금 더 단단하...
원문 링크 : 성주는 참외도 되고, 사람이 되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