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무엇을 만드는 일일까? 나는 오랫동안 이 질문을 형태에 대한 고민으로 이해해왔다.
어떤 모양을 만들 것인가, 어떤 이미지를 가질 것인가? 건축은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그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다. 형태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만으로 공간의 경험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사람은 형태를 기억하기보다, 그 안에서의 경험을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다. 나는 건축이 외부의 형태를 만드는 일보다, 내부의 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는 하나의 공간이 아니라, 이어지는 흐름과 시퀀스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설계를 시작할 때면 언제나,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경험이 펼쳐질지를 먼저 상상해본다.
하나의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시선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들이 만들어지고, 그 사이에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머무르고 마주치게 된다. 이...
원문 링크 : 관계를 조직하는 건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