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종주 프로젝트의 일정은 서울역을 출발점으로 삼아 대전까지 이어지는 여정으로 기록된다. 날씨 예보상으로 비가 중간에 한 차례 스쳐 지나갈 가능성이 있었으나 해가 떠오르는 시간에 맞춰 걷기를 시작했고, 천안삼거리를 지나며 도로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했다. 공원이 꽤 크고 멋지게 조성되어 있어 시간이 남았다면 더 여유를 갖고 즐기고 싶었지만, 가야 할 길은 멀었다. 비가 오지 않자 길가에 핀 민들레조차 아름다움을 더해 주었다.
천안에서 신계초등학교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를 지나며 옛 기억이 소환되기도 했다. 독립기념관 앞을 지나며 후보자의 이름이 수정되었는지에 대한 농담이 오갔고, 한남은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 국도에서 보차분리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감격했고, 차 걱정 없이 걷는 순간의 행복이 크게 다가왔다. 병천에 들러 순댓국을 맛볼 생각에 열량을 보충했고, 현지에서 학생 시절을 보낸 선종이가 추천한 식당은 미슐랭과 블루리본의 명성에 걸맞은 맛을 선사했다. 피순대와 내장의 신선함이 만족스러웠으며 국물은 깔끔했고 김치는 적당히 익어 있었다.
병천의 아우내장터를 지나며 엿장수를 구경하는 등 현지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고, 유관순 열사 생가를 방문하고 삼일운동의 발발지를 걸으며 애국심이 고조되었다. 국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식들을 따라가며 이름을 확인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청주로 들어서는 길에는 도로 표시의 잔재로 인한 이질감이 남았다.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뚜시뚜시 기찻길도 지나갔고, 1호선을 넘어 무궁화의 세계로 들어섰다. 어릴 적 기억은 플랜더스길의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으나 이번 여정은 가파른 오르막과 험한 하강으로 체력의 한계를 자주 느끼게 했다.
약 35킬로를 지나는 구간에서 페이스가 크게 느려졌고 파도처럼 다가오는 피로에 기어를 바꿔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며 하루의 피로가 집중됐고, 다행히 숙소에서 소음은 크게 들리지 않아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중간에 비도 오고 지방도의 끝없는 고통이 이어졌지만 충청도 안에서 조금이라도 아는 도시가 남아 있어 위로를 얻었다. 내일의 종착을 앞두고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며 식사와 컨디션 회복에 신경 썼고, 4일차의 마감으로 내일의 도전이 남아 있었다. 결국 글은 20000 글의 기록을 남기고 5일차를 맞이하겠다는 다짐으로 마무리되었다.
원문 링크 : 성심당종주 EP.4 (천안-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