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을 기다리는 이유를 먼저 말하면, 저는 비가 쏟아지는 순간이 가장 멋지다고 느껴요. 그냥 비가 아니라 힘차게 떨어지는 비를 좋아하고, 예쁜 우산을 쓰고 레인부츠를 신은 채 거리를 걷는 일이 특히 즐겁습니다. 집에 레인부츠가 두 종류 있어요. 무릎까지 오는 것과 발목까지 오는 것, 상황에 따라 번갈아 신지요. 보통은 장마철에야 당당하게 신을 수 있어요.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이 아니면 굳이 신지 않아도 되니까요. 또한 비가 오면 따뜻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정말 맛있고, 비 오는 날 먹는 치킨도 특별히 더 맛있게 느껴져요.
레인부츠의 단점은 제 다리 길이 때문이에요. 길이가 긴 부츠는 다리 아래쪽의 힌지 부분에 걸려 불편하고, 발목까지 오는 닥터마틴 스타일의 부츠는 무게가 무거워 신고 다니면 발목이 많이 아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올 때면 저는 여전히 레인부츠를 신고, 제가 좋아하는 분홍색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가죠. 제 우산은 비가 올 때 표면에 벚꽃 무늬가 드러나서 정말 마음에 들어요.
밖으로 나가도 갈 곳이 많지 않아서, 가끔은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커피를 사러 가거나 가까운 마트에 들릅니다. 부츠가 무겁기 때문에 걷다 보면 발목이 아프기도 하지만 기분은 좋고요. 왜 이렇게 불편한 신발을 신느냐고요? 늘 밖으로 나갈 일이 많지 않아서 예전엔 조금 부끄러웠지만, 나이가 들수록 덜 부끄럽게 느껴져요. 그래서 부끄러움을 잠재우는 작은 방법으로 가방에서 이어폰을 꺼내어 귀에 꽂으면 이상하게 부끄러움이 덜해지더군요. 제 작은 꿀팁이기도 해요.
올여름에는 태풍이 많이 오지 않고 장마철에 비가 조금만 와도 충분하다고 바라는 마음이 크고, 과일이 잘 자라 제 값을 주고 살 수 있기를 바라요. 이 모든 바람과 함께 비 오는 날의 제 일상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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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비 오는 날이 기다려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