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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개가 지랄 견이었다...

 우리 집 개가 지랄 견이었다...

저는 19살 된 말자와의 산책이 점점 더 힘들어지는 현실을 체감합니다. 예전에는 집 근처 광려천이나 공원으로 길게 다녔지만 지금은 뒷다리에 힘이 없고 체력도 급격히 떨어져 아파트 단지 주변만은 겨우 걷고 있어요. 어제 비가 와서 산책을 못 나갔더니 말자는 아침부터 나가자고 난리였고, 오늘은 좀 더 멀리 가보고자 다이소에 가방을 사 들고 나갔습니다. 말자는 제가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는 모습을 보자마자 짖어대며 저를 따라왔고, 저는 최대한 빨리 걷느라 고된 속도로 다이소까지 갔죠. 배가 고파서 빵을 급히 먹고 나오는 사이에도 말자는 여전히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다리 너비를 넘나들며 신호를 기다리거나 쉬려는 제 모습을 못마땅해했습니다. 요즘은 특히 밖에 나가면 제가 자리에 서 있거나 신호를 기다리는 모습 자체에 불만을 터뜨려요. 저는 말자의 건강이 악화된 탓에 그를 다듬어 주려는 의식이 흐려졌고, “지랄견”이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될 만큼 자책이 커졌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광려천 수위가 높아져 미니폭포가 생겼고, 물 흐르는 소리는 정말 힐링이었습니다.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다 말자의 성질이 다시 폭발하자, 저는 말자에게 소중한 힐링을 포기하고 조심히 내려주었습니다. 오랜만에 광려천으로 산책을 나왔던 만큼 다이소에서 새 옷까지 입히고, 저는 배가 고파 급히 산 빵을 먹으면서도 말자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에 많이 서운했습니다. 산책 중 말자는 제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경로를 벗어나거나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탓에 저의 몸은 구부리고 허리와 고관절에 지속적인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다시 걷힌 광려천은 좋았고, 하늘이 더 맑았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자는 걷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고, 가방에 다시 넣으면 신기하게도 목을 쭈욱 내밀고 주위를 구경하기 바빴습니다. 다이소에서 5,000원을 주고 산 반려동물용 슬링백은 제 키에 비해 가방이 허벅지에 닿아 불편했고, 말자를 가방 안에 넣고 걷다 보니 가방과 제 다리 사이가 자꾸 부딪혀서 불편했습니다. 멀리 산책 갈 때는 누군가가 반쪽이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운반하는 편이 더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손에 안고 걷는 것보다 가방에 넣고 걷는 편이 더 편하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다음에는 말자와 함께 집 근처 산책로도 먼저 올라가 보고 싶고, 말자가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도록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오늘의 느림과 불편 속에서도, 말자와의 산책은 여전히 제게 중요한 시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새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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