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들이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별일 아닌 것 같아도 마음은 무겁고 사소한 말 하나에도 오래 신경 쓰이곤 한다. 아이도 그런 날들이 있다. 아무 일 없는 척하지만 표정이 평소와 다르고 말수가 줄어드는 날들. 처음에는 단순한 기분 문제로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며 마음은 쉽게 지나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게 된다다. 우리는 자꾸 강해져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마음은 갑자기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버텨보고 다시 일어나 보면서 단단해지는 것이다.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실수했던 날 속상했던 날 친구와 다투고 돌아온 날들 속에서 마음을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 어른스러운 일인 줄 알았지만, 마음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게 버텨낸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아이도 자기 마음을 말하고 나면 조금 편해지는 순간들이 있다. “속상했어.” “걱정됐어.” “무서웠어.” 이런 짧은 말들이 아이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을 버티게 만드는 것은 대단한 해결책보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던 순간, 괜찮다고 말해줬던 기억,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던 시간들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아이에게도 자꾸 이겨내라고만 말하기보다 “괜찮아.” “천천히 가도 돼.” “아빠도 그랬어.” 같은 말을 더 자주 건네게 된다. 마음은 하루아침에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아이를 키운다는 일은 아이 마음만이 아니라 내 마음도 함께 자라나는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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