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한다는 말은 항상 늦게 나온다. 그리고 그 말은 대개 허락처럼 들린다.
워싱턴 D.C. 회담장은 조용했다.
미국 재무장관은 숫자를 말하지 않았다. 대신 문장을 꺼냈다.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펀더멘털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 문장은 기사의 제목이 되었고, 시장에는 안도의 재료가 되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쪽에서는 다르게 해석됐다. 지지해준다.
걱정할 필요 없다. 그건 표면의 문장이었다.
한국 측 장관은 그 문장을 두 번 되뇌었다. 그리고 안쪽을 읽었다.
이건 “문제 없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 수준은 용인할 수 있다”는 말이라는 걸. 지지는 항상 조건부였다.
그리고 그 조건은 문장에 적히지 않는다. 곧이어 다른 말이 붙었다.
양국 간의 무역·투자 합의는 성실히 이행되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속도가 빨랐다.
대미 투자, 달러 수요, 현지 생산. 말은 부드러웠지만 방향은 명확했다.
장관은 속으로 계산했다. 원화를 지지한다는 말 아래에서 원화가 약해질 이유들이 정렬되고 있었다. ...
원문 링크 : 4화. 허락된 약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