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영수 <서울명동 1956> 1. 낡은 벽돌 담 창틀 너머로 사람이 보인다 손을 잡은 노부부가 네모난 공간을 흘러간다 검은 머리 청년으로 들어서서 몇 걸음 지나니 흰 머리 노인이 되었고 창문을 마저 지나버리면 그의 삶도 곧 기억 속으로 사라질 게다 살면서 우리는 자꾸 무언가를 남기려 한다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으려 사각의 틀 속 에 그 시간을 가두고,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을 반지에 꾹꾹 담아 건넨다 그리고는 기억의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단단한 나만의 집을 만든다 그 속에서 삶의 외풍과 폭우를 비껴가고 다시 일어서려 한다 움켜 쥔 기억에도 이끼가 솟아나고 낡은 벽돌집이 되어간다 출처 : 한영수 사진집 <시간 속의 강> 중에서 2.
너도나도 깊숙한 기억 속으로 낚싯줄을 넣는다 건져내려는 것이 무얼까? 오고가는 기억 속에 인연이 된 순간을 거두어 그물망에 담는다 아픔이거나 공허함이거나 한 때의 젊음일 수도 어떤 거라도 괜찮다 우리를 각성하게 하는 힘이 있다면 누워있는 긴...
원문 링크 : 기억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