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는 아득해졌고, 마침내 연기처럼 사라졌다." 눈을 감고 천천히 읊조리던 운 선생이 살포시 눈을 뜬다.
"이게 사원을 가른 신녀의 결말이에요." 그녀가 꺼낸 말은 허공에 맴돌다, 시간이 지나 정적이 되어 내려앉는다.
태양은 지평선에 닿아 잘게 바스러지고 있다. 으깨진 태양의 조각들이 하늘에 붉게 녹아 스며들어간다.
하늘을 통째로 휘감는 불길이 굳게 얼어붙어 있던 기억을 조금씩 녹여간다. 이제는 얼어붙고 성에가 끼어 흐릿해진 기억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아득한 의식의 너머에서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갑작스럽게, 조금은 우악스럽게 가슴 깊숙히 들어와서 헤짚는 그녀의 이야기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진다.
기억의 파편의 가장자리에 긁히고 베인 듯하다. 이상한 감각이 느껴진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심지어는 원소의 감각이나 선술의 감각까지 다 통틀어 그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이상한 감각. 한 박자 늦게 그것이 감정이라는 ...
원문 링크 : 원신 팬픽, 바람이 불면 네게로 돌아오는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