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않는 것을 태울 수 있는 기름이 되어주기를 세포 하나하나가 정열적으로 달궈져 바스라져갈 수 있도록 같이 타들어가는 지푸라기가 아니라 순수하게 나를 지지는 기름이 되어주기를 그리하여 내가 스스로를 분쇄하며 거룩한 빛을 내뿜을 수 있기를 그 압도적인 열량으로 잿더미마저 녹여버릴 수 있기를 염열에 휩싸여 그림자로서 무너져내리고자 빌딩의 숲을 향해 고요한 울음소리를 내어본다 오늘도 어김없이 달이 묻힌 도시는 차갑게 식어가고 나는 별똥별을 찾아 서늘한 발걸음을 옮긴다 찬란히 빛나는 자멸에 대한 호기심이 밤하늘에 뿌려지고 짙은 구름 사이를 긁으며 지나는 하나의 곡선을 찾기 위해 속세에 추락한 천사의 날개를 꺾어 목에 걸기 위해 나는 무지개의 끝을 찾아 하염없이 걸었다 그리고 걷는다 그리고 마침내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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