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새벽녘 지면에 서늘하게 깔리어 눈 앞을 가릴 때 고이 입김을 불어 하늘로 밀어드리겠습니다 당신이 방울져 떨어지며 그 표면에 세상을 담을 때 그 둥근 세상을 깨고 두 손 모아 고이 받아내겠습니다 당신이 세상을 녹여내어 유려한 몸짓으로 구름을 향해 흘러갈 때 제 손발도 함께 녹여내어 그게 잘 되지 않는다면 돛단배라도 녹여내어 그것도 되지 않는다면 이 서울을 녹여내어 그것조차 되지 않는다면 이 사고와 의식을 녹여내어서라도 당신의 색을 변화시키겠습니다 그대여 부디 흘러흘러 화폭의 바깥에 존재해주오 조금씩 조금씩 이것저것 녹여내어 당신을 닮은 붓으로 구름같은 수채화 한 폭을 그려내어 비 웅덩이 위에 살짝 띄우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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