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계단 중 네 번째 계단을 읽으면서, 나의 한 계단이 더 올라간 듯하다. 내가 필사를 처음 할 때 읽었던 책이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몽테뉴의 수상록이다.
채사장님이 말하는 고대와 근대 시대의 책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런 신, 종교, 형이상학적 이념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에 취해있었다. 맨 처음 빠져들게 된 것도 필사를 시작하면서부터이다. 2년 전 필사 노트를 펼쳐봤다.
신이 있다고 생각되는 건 지금 현재의 시간이 고통스러워서라고 적힌 문장을 보았다. 맞다.
내가 마주한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피하고 싶어서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로 도망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제까지도 현실 세계보다 그 너머의 다른 세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세계야말로 진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은 죽었다.
네 번째 계단에서 신은 죽었다는 걸 인정하며 한 계단을 올라간 듯 느껴졌다. 나는 2년 동안 다른 세계에 취해있었다.
사실 매우 매력적인 세계였다. 나...
#
열한계단
#
채사장
원문 링크 : 네 번째 계단에 오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