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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의 결, 침묵과 애도의 글쓰기 - 한강 소설 <흰> 감상과 문장들

 흰색의 결, 침묵과 애도의 글쓰기 - 한강 소설 <흰> 감상과 문장들

올 겨울은 참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밤산책을 하러 나갔다가 갑자기 쏟아진 눈 때문에 서둘러 돌아와야 했는데요,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은 검은 허공으로 성글게 흩날리는 눈을 보며 갑자기 지난해 겨울 초입에 읽은 한강의 <흰>이라는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눈보라가 치는 서울의 언덕길을 그녀는 혼자서 걸어 올라가고 있었다. 우산을 썼지만 소용 없었다.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었다. 얼굴로, 몸으로 세차게 휘몰아 치는 눈송이들을 거슬러 그녀는 계속 걸었다.

알 수 없었다. 대체 무 엇일까,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 - 한강, '눈보라', <흰> 63p 작가는 분명히 이 글의 정체성을 소설이라 밝히고 있었지만, 뚜렷한 서사 구조가 드러나지 않고 화자의 시점도 자꾸 바뀌어서 작품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시처럼 느껴졌던 아름답고 예민한 문장들이 참 먹먹하게 다가와서 오...

# 한강 # 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