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다 승리를 기록한 최초의 10승 외인 투수로 남은 세드릭 바워스의 커리어는 기대와 충격이 교차하는 역대급 반전이다. 29세가 되던 시점, 1군 무대 등판은 없었고 방출 통보로 시작한 여정은 한화 마운드의 암흑기를 몰아낸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요코하마 시절의 기록은 14승 9패였고, 이 기록 하나만 믿고 영입이 강행됐다. 당시는 브랜든 리스가 다소 버티던 시기로 마운드는 처참했다. 그러나 바워스는 달랐다. 28경기에서 11승 13패, ERA 4.15, 이닝 158.1, 114사구, WHIP 1.56 같은 수치에도 불구하고 최초 정규 이닝 소화 투수이자 최초 10승 이상 달성 외인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문제는 제구였다. 볼넷이 무려 104개나 나오며 혈압이 오르는 피칭이었고, 이로 인해 2008년 재계약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미국으로 쫓겨나듯 귀국한 뒤, 뜻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2008년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 A에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하고 7월 2일 메이저리그 승격을 이뤄내며 30세 늦깎이 투수의 기적이 시작됐다. 비록 5경기 10실점으로 다시 흔들렸지만,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0년 오클랜드에서 두 번째 콜업을 받았으나 14경기 14이닝 ERA 4.50으로 마지막 불꽃이 남았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의 부진과 함께 재활의 시간이 길었고, 결국 2013년 독립 리그로 밀려나며 커리어는 저물었다. 그러나 최초의 10승 투수라는 타이틀과 미국 무대에서의 메이저리그 콜업은 남아 있는 유산으로 남았다. 류현진 이전의 메이저리거 사관학교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사례로, 한화의 날카로운 베팅과 그 결과물의 무게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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