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우리는 고현정의 드레스에서 시간을 초월한 '여신'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소재, 자연스러운 헤어, 모든 것을 끌어안는 듯한 우아함이었죠.
그리고 바로 그 옆에, 이영애가 섰습니다. 같은 블랙 컬러지만, 세상의 모든 빛을 흡수해버릴 듯 단단하고 서늘한 블랙.
많은 이들이 그녀를 보고 '여전사'라고 표현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그 표현이 이 스타일의 본질을 담기엔 너무 평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변장이 아닌 선언입니다.
자신의 가장 큰 무기인 '우아함'을 의도적으로 내려놓고, 스스로 '갑옷'을 입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분석 1: 갑옷의 재료, 빛을 튕겨내는 '가죽'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소재'입니다.
고현정이 몸의 움직임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프린지를 택했다면, 이영애는 몸의 형태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가죽을 택했습니다. 이 가죽은 조명을 받으면 날카롭게 빛을 튕겨냅니다.
마치 잘 벼려진 갑옷의 표면처럼, 어떤 공격도 허용하지 않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