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전시회 주말 가볼만한 곳으로 서울의 한 미술관에서 유영국 회고전이 열린다. 전시는 10시에 개관하며 9시 45분에도 이미 긴 줄이 형성되어 있다. 도슨트 예약은 20명으로 한정되며, 20명을 채우지 못해도 현장 입장이 가능하다고 안내된다. 티켓이 필요 없는 형식으로 도슨트 희망자만 선착순으로 처리되고 이후에는 바로 입장하도록 구성된다.
1층 전시실로 들어가면 첫 공간은 점 선 면의 기하학적 요소를 단순화한 형태들로, 강렬한 원색의 대비가 돋보인다.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작가의 마음속 에너지와 자연의 다이나믹함이 두꺼운 질감과 과감한 색면으로 드러난다. 중반부로 들어서면 공간과 조명의 각도에 놀라게 되며, 전시 수가 많아도 곳곳에 앉아 감상할 수 있게 배려된 점이 편안함을 더한다.
삼각형과 사각형이 점차 구도로 나타나고 산의 형태가 거대한 삼각형으로 변주되며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른 색채 이미지가 최대한으로 표현된다. 봄비를 언급하는 관객의 사진은 남아 있지 않지만 붉고 따스한 에너지가 좁은 공간 안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화면을 가득 채운 서정적 붉은빛 위로 부드러운 선과 원이 어우러져 기하학적 형태가 균형을 이룬다. 멀리 보이는 면 분할은 정돈돼 보이나 가까이서 보면 거칠고 두텁게 쌓인 유영국 특유의 질감이 깊이를 남긴다.
거칠고 두터운 질감이 시각적 여운을 남기며 붉은 빛에 몰입하는 순간이 지속된다. 작가의 작품 수첩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고, 한 대형 작품은 사진으로 남기지 못할 만큼 크고 압도적이다. 전시실의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연작 앞에서는 색채의 거대한 우주에 빠지는 듯한 체험이 가능하다. 맨 마지막 코너의 영상도 잠시 멈춰 바라보게 한다.
나오는 길에는 굿즈샵도 구경할 만하고, 다시 입장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지인들에게 강력 추천되는 전시로, 올여름 꼭 가봐야 할 서울 전시로도 손꼽힌다. 세심한 조명 연출과 다채로운 작품 수, 앉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배치가 인상적이며, 거친 유화의 질감과 깊은 인상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올려진 기대를 넘는 깊이와 규모로 다시 찾고 싶은 전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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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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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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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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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회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