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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곱』— 수와 사랑이 만나는 자리에서

 『사랑제곱』— 수와 사랑이 만나는 자리에서

도서관에서 제목에 이끌려 고른 책은 수와 사랑의 관계를 다룬 에세이로 시작됐다. 처음엔 수를 주제로 삼았지만 읽다 보니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방향이 바뀌었고, 프롤로그에 담긴 1300개의 카카오스토리 댓글과 편지가 한 권의 책에 모여 있음을 알게 된다. 혼자 쓴 글이 아니라 다수의 독자들이 남긴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읽는 이의 감정에 다층적인 온도를 남기는 구성으로 다가온다.

사랑은 거창하지 않고도 조용히 스며드는 현상으로 그려진다. 작가의 문장과 독자들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건드리는 과정에서, 감성의 메말렀음을 느끼던 이도, 사랑에 시들어 있던 이도 조금 달라진다. 문장 속의 한 구절처럼 “가랑비에 젖는 듯 서서히 스며든다”는 표현이 오래 남고, 사랑의 시작을 특정할 수 없더라도 이미 마음이 흠뻑 젖어 있음을 직관하게 한다.

읽는 동안 특별한 사건이나 반전은 없지만 마음은 촉촉해진다.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잊고 있던 감정들이 슬며시 떠오른다. 1300명의 이야기가 담긴 사실 자체가 하나의 온도감을 형성하며, 작가의 목소리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온도가 한 권으로 모여 읽는 이의 체감으로 다가온다. 수와 관련된 제목에 끌려 읽기 시작한 책이 결국 사랑으로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뚜렷하다. 총평은 소리 없이 가랑비처럼 마음이 젖어드는 에세이로 정리되며, 조용히 사랑을 생각하고 싶거나 짧고 따뜻한 글들을 천천히 읽고 싶은 이들에게 가벼운 빌림으로 추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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