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아도 / 최은영 01 애쓰지 않아도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02 데비챙 처음 데비가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을 때 거부감을 느낀 건 내게 '사랑'을 고백했던 남자들과의 기억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를 사랑하는 나'에 도취한 모습과 그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내게 감정을 강요하던 남자들에 대한 기억이 내 안에서 사랑이라는 말을 오염시켰기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사랑이라는 말이 꼭 협박처럼 느껴져 마음 깊은 곳에서 떨었던 기억이 잊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족이니, 자식이니 같은 건 내게 너무 사치스러운 생각이었다. 사는 게 팍팍하니까 그런 말랑말랑할 꿈 꿀 시간 없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살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삶을 원하나, 원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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