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걷기 시작의 계기는 살과의 전쟁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였다. 1년 반 사이에 살이 많이 달라붙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걷기 운동을 시작한 날이 주말을 지나 오늘로 삼 일째다. 찐 양배추와 토마토와 사과를 갈아 만든 주스 한 잔으로 하루의 에너지를 시작하고, 일찍 아들의 저녁 준비를 해놓은 뒤 편님의 차가 있는 곳까지 열심히 걸어간다. 힘이 남으면 골프 연습장까지 함께 가보지만, 무리가 된다면 구경으로라도 동행하며 돌아오려 한다. 마음속에는 아들과의 저녁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붙어 있는 살들을 정리하기 위한 결연한 의지가 오늘도 걸음을 재촉한다.
자전거 도로를 지나 오늘은 운동하는 이가 없는 텅 빈 거리라 마음이 편안하다. 나뭇잎 색도 아름답고 공기도 청량하며, 하늘은 맑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온다. 걷다 보면 신호등에 멈추게 되는 잠깐의 시간 동안 흘렸던 땀은 바람과 함께 날아가고, 도심 속의 나무들과 건물들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의 생각을 정리한다. 이곳저곳에 붙은 살들에 대한 생각도 덧없이 스며들듯 조금은 정리되길 바라지만, 오늘도 지나가는 간판의 메뉴들만큼은 먹고 싶다는 욕구를 저지하기 어렵다. 햄버거와 피자와 치킨이 눈앞에 떠오르는 순간에도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4.58km를 걸어 6337보를 기록했다. 내 편님의 골프 연습 구경을 잠시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더 힘이 났다. 배가 고파 힘이 없다는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걸음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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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뚜벅뚜벅 걸어보자- 살과의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