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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문득. 김호득

 흔들림, 문득. 김호득

십 수 년 전, 출근길 버스 안에서 광화문을 지나는 길이었다. 옛 동아일보 사옥인 일민미술관에 건물의 반을 덮는 거대한 현수막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흔들림, 문득 - 김호득 개인전". 흔들림, 문득?

그 문구는 그 후로 사는 내내 삶이 흔들릴 때마다 문득 떠올랐다. 흔들림, 문득.

특별한 맥락도 없이, 의미도 없이 그냥 소리의 울림으로 존재했다. 흔들림, 문득.

두 단어를 발음 할 때 한 번 쉬어줘야 한다. 흔들림, 문득.

한 달 반을 넘는 기간 동안 출퇴근시 오가는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그 문구 때문에 나는 마음이 흔들렸다. 나무가 빽빽이 우거진 숲 사이로 순간 바람이 이는 것처럼, 마음이 일렁였다.

이것이 말이 주는 힘인가. 싶어.

요새 다시 흔들린다. 격랑이 인다.

이렇게 흔들리다가도 문득 고요해지는 순간이 온다는걸 아는 나이. 그 "문득"의 순간을 기다리자.

김호득 작가의 그림은 수묵담채기법으로 그린 추상화다. 마크 로드코나 이우환을 연상시키는 미니멀한 회화.

최근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