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질병 발생 시 체내 대사 과정의 변화로 생겨난 특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후각으로 구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나 전두측두엽 치매 등의 진행은 뇌세포 손상과 비정상 단백질 축적을 동반하고, 이로 인해 체내 대사 경로가 왜곡되며 호흡 땀 소변 타액 등을 통해 VOC가 배출된다. 인간의 코로는 미세한 분자 변화까지 인지하기 어렵지만, 개의 방대한 후각 체계와 수십억 개의 수용체는 이 신호를 식별한다. 인간은 약 500만에서 600만 개의 수용체를, 개는 품종에 따라 약 2억 2,000만 개에서 3억 개에 달하는 수용체를 보유하고 뇌의 후각 처리 영역도 비례적으로 크게 발달했다. 이로써 냄새를 통한 치매 감지는 초기 단계의 미세 대사 산물까지도 정확히 포착할 수 있다.
해외 연구는 탐지견이 치매 환자군과 정상 대조군의 샘플에서 VOC를 구분해내는 실험을 통해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인다고 보고한다. 이중맹검 설계에서 훈련된 탐지견은 화학적 프로필이 다른 샘플을 확실히 찾아냈고, 치매 초기 환자 시료에서도 정상과 다른 특성의 유기화합물 조합을 냄새로 인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사체학 분석에 주목한 결과 알츠하이머 시료에서는 특정 하이드로카본, 케톤류, 지방산 유도체의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나타났고, 이들 성분의 조합이 고유의 냄새를 형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점은 비침습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초기 진단 가능성을 시사한다.
치매 외에도 개의 후각은 다양한 질병의 조기 탐지에 활용된다. 악성 종양은 암세포가 형성하는 고유 대사 부산물을 날숨이나 소변에서 탐지견이 민감하게 구분하며, 파킨슨병은 피지 성분의 미세한 변화를 통해 등이나 목덜미의 거즈 냄새로도 식별된다. 당뇨병과 저혈당증은 혈당 변화에 따라 날숨의 이소프렌 수치가 크게 달라지며, 발작 전조 시에는 땀과 호흡의 화학적 변화가 경고 신호로 작용한다. 뇌전증 발작 전에는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함께 화학 성분이 달라지며 발작 안내견이 이를 알려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거나 약물을 복용하도록 돕는다. 감염성 질환 역시 특정 바이러스나 기생충에 의해 배출되는 독특한 대사 물질이 땀으로 배출되어 탐지견의 빠른 탐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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