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릴 스트레이드의 『와일드』는 상실을 극복하는 한 여성의 위대한 여정으로 여러 미디어의 극찬을 받는 책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그 감동의 서사에 온전히 몰입하기는 어려웠다.
거대한 불행을 겪어야만 깊은 성찰을 얻는다는 듯한 전제, 극한의 고통을 통해 구원에 이른다는 서사적 공식은 어딘가 모르게 익숙했고,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나니 뭔가 불편하게 다가왔다. ‘고생 끝에 강해졌다’는 결말은, 감동이라기보다 일종의 거리감을 느끼게 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 이러한 의구심과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순전히 셰릴 스트레이드라는 작가가 가진 ‘문장의 힘’ 때문이었다. ‘무엇을’ 이야기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묘사했는가를 관점으로 보니 책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너덜너덜해진 발의 물집,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 ‘몬스터’라 부를 만큼 거대한 배낭이 어깨를 짓누르는 물리적 감각까지, 그녀는 고통을 미화하지 않고 날것 그...
원문 링크 : 와일드 | 셰릴 스트레이드 - 버텨온 삶에 대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