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아버지의 석재 공장. 바닥에서 '자그락' 하는 소리가 났다.
예전처럼 발목까지 하얀 석분(石粉)이 차오르던 치열한 안개는 걷힌 지 오래다. 대신 깨진 자갈들이 바닥을 뒹굴고, 그 거친 틈새 사이로 이따금씩 희끄무레한 돌가루가 보일 뿐이다.
마치 썰물이 빠져나간 뒤 남겨진 갯벌의 포말처럼. 예순다섯.
누군가는 은퇴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뒤늦은 골프채를 잡으며 '인생 2막'을 논하는 눈부신 나이. 그러나 아버지는 여전히 낡은 돌망치를 쥐고 있었다.
진작 내려놓았어야 할 그 무게를 아버지는 왜 놓지 못했을까. 사무실 내부에 자리한 아버지 작품들.
공장의 시간은 멈췄지만, 아버지의 몸은 돌가루에 잠식당한 지 오래다. 의사가 내린 진단명은 진폐증(塵肺症).
평생 돌을 만지는 석공들에게는 가혹한 저주 같은 병이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쇳소리가 났다.
공중을 부유하던 그 치열했던 돌가루들은 이제 바닥이 아니라, 아버지의 폐부 가장 깊숙한 곳에 앙금처럼 쌓여 당신의...
원문 링크 : 아버지는 평생 타인의 무덤을 깎았다 | 일상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