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는 불친절한 에세이다. 따뜻한 위로나 다정한 조언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이 책에는 명확한 시작이나 끝이 없으며, 마치 누군가의 '의식의 흐름' 피드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수백 개의 짧은 단상이 순서 없이 펼쳐진다. 잿빛 사무실의 몽상가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화자인 '베르나르두 소아레스'를 알아야 한다.
그는 리스본의 한 평범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보조회계원이다. 그의 하루는 도라도레스 거리의 잿빛 사무실과 낡은 셋방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의 반복이다.
그는 이 무의미하고 권태로운 현실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지 않는다. 대신, 그는 자신의 생각과 꿈이라는 내면의 세계로 파고든다.
나는 내 앞에 펼쳐진 장부의 새하얀 두 페이지를 새삼스럽게 들여다본다. 내가 신중하게 거기 써넣은 숫자들이 회사의 대차대조표를 이룬다.
나는 비밀스러운 미소와 함께 생각한다. 인생은 직물의 수납과 금액이 적혀 있는 출납 페이지와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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