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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 지는 동백꽃을 보며, 시 감상

 도종환 시인, 지는 동백꽃을 보며, 시 감상

동백꽃. 벚꽃처럼 화려하게 거리를 뒤덮지도 않고, 개나리처럼 담벼락을 노랗게 물들이지도 않는 꽃.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찬 공기 속에서 혼자 피어 있다가, 꽃잎이 시들기도 전에 통째로 뚝 떨어지는 꽃. 우아하게 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처절하게 매달려 있지도 않다.

그냥, 툭. 바닥에 내려앉는다.

내가 다만 인정하기 주저하고 있을 뿐 내 인생도 꽃잎은 지고 열매 역시 시원치 않음을 나는 안다 몸은 분명히 바빴는데, 가지에 걸쳐 놓은 일들은 참 많았는데, 돌아보면 제대로 거두어들인 게 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바라던 열매가 생각만큼 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다만 인정하기가 좀 주저될 뿐이지. 담 밑에 개나리 환장하게 피는데 내 인생의 봄날은 이미 가고 있음을 안다 "환장하게" 이 단어 하나에 복잡한 감정이 다 담겨 있다.

조금은 얄밉고, 조금은 부럽고, 그러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부정할 수 없는. 내 봄날은 가고 있는데 저 아이들은 이제 막 시작이구나, 하는 그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