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보면 백색의 굵은 붓 터치 사이로 청자의 비취색이 보이는 사발이다. 가마 속에서는 불이 일을 다하기 때문에 과정 속에서 색상과 형상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돌연변이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 나오면 모양의 희귀성이나 색상의 오묘함으로 명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옛날 관요에서 근무하던 사기장들은 분홍빛 요변이 발생하면 불량품으로 생각해서 대부분 깨트려 버렸을 것이다.
붓질이 한번 갔다가 아쉬워서 되돌아오면서 한 번 더 덮은 것처럼 두툼해 보인다. 사발 안쪽은 붓을 단번에 한번 휙~ 시원하게 돌려서 밖으로 내빼버렸는데, 넘쳐 들어오는 물이 소용돌이를 그리며 차오르는 것 같다.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일은 일상생활이다. 그래서 다반사라는 말은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함을 얘기한다.
울퉁불퉁 투박한 붓 터치감과 군데군데 보이는 분홍빛 요변은 감상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입지름 : 15.4cm 굽지름 : 8cm 높이 : 5.7cm...
원문 링크 : 장여 신정희 선생님의 귀얄 분청 사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