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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좀 빼주세요” 전화하니 박찬숙이 내려왔다

 “차 좀 빼주세요” 전화하니 박찬숙이 내려왔다

[아무튼, 주말] [최여정의 다정한 안부] 아파트 주차 차단기는 없는 편이 더 낫다 일러스트=김영석 “아이, 이걸 어쩌지.” 거대한 9인승 하얀색 승합차가 차 뒤를 가로막고 있는 걸 보니 난감해진다.

새벽 5시 40분. 아무리 바로 인근에 있는 수영장이라지만 지금 출발하지 못하면 6시 강습 시작에 못 맞춘다.

온 힘을 다해 차 꽁무니를 힘껏 밀어본다. “끄으으응” 소리만 나고 꿈쩍도 안 한다.

“헐, 사이드 브레이크도 걸어 놓은 거야!” 2년 전, 30년이 넘은 이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달랑 두 사람 단출한 가족이지만 온갖 전자기기로 그득한 집을 견디지 못한 두꺼비집이 몇 번이나 내려가 촛불을 켜기도 하고, 베란다 문을 열어놓으면 창문 앞으로 고개를 기우뚱 숙인 고목과 동거하는 온갖 벌레가 집으로 기어 들어와 소스라치기 다반사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성가신 일은 주차였다.

우리 아파트에는 지하 주차장도, 주차 차단기도 없다. 정문과 후문에는 차단기 대신 늠름한 궁서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