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돌아오는 스승의 날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 날의 무게감은 조금씩 달라진다. 아침 일찍 정해진 산책길을 나섰다.
어제와 다름없는 길, 늘 그 자리에 있는 나무들. 이 평범한 풍경 속에서 나만의 리듬을 지키며 걷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일과다.
길을 걷다 문득 스승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본다. 예전에는 교단 위의 선생님이나 지식을 전해주는 권위자를 떠올렸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스승은 훨씬 더 넓고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내 앞에 놓인 사주 여덟 글자 속에서 삶의 파동을 읽어내려갈 때, 그 운명의 지도가 곧 나의 스승이다. 우주의 원리가 담긴 명리학의 문장들, 그리고 깊은 산골 골짜기에서 세 아들을 키우며 몸소 겪었던 그 치열한 생활의 마디마디가 나를 가르쳤다.
때로는 막막함으로, 때로는 고요한 깨달음으로 다가왔던 그 모든 순간이 결국은 나를 지금 여기에 데려다 놓았다. 최근 깊이 침잠했던 루퍼트 스파이라의 문장들도 떠오른다.
"우리는 인식하는 그 자체이다." 결국 밖에서...
원문 링크 :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