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의 쿠데타(1991) - 배우들의 풋풋한 매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술한 이야기
개봉은 1991년 8월 3일에 있었고, 제작사는 황기성사단 배급으로 명보극장과 씨네하우스에서 개봉했습니다. 서울 최종 누적 관객 수는 3,622명에 머무르며 흥행에는 실패한 작품이었지요. 이 영화는 당시 CF 스타로 급부상하던 이종원 배우의 연기 데뷔작으로, 21세의 이종원과 실제로는 17세였던 하이틴 스타 이주희의 조합이 시각적으로는 꽤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가출한 고등학생 상미와 자동차 정비공 민구의 로맨스로 진행되는데, 맹목적인 아버지의 완고함에 반발해 가출했다는 설정은 감정의 공감을 이끌지 못하고,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전개가 되어 긴장감과 갈등의 해소가 시원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br><br>중견배우 노주현이 연기한 강압적인 아버지 캐릭터 역시 밑도 끝도 없이 완고하기만 하고, 손찌검까지 서슴지 않는 무자비한 인물로만 제시되다 보니 그 연유나 내면의 동기가 맛보기 정도로 보이는 구성이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103분의 러닝타임 동안 가출과 우연한 만남, 기묘한 동거와 로맨스, 결혼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숨 가쁘게 이어지지만 극중 인물들에 대한 공감을 얻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다만 상미의 유일한 친구 진선 캐릭터가 밋밋한 스토리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은 분명했습니다. <br><br>또한 개봉 연도가 1991년임을 떠올리게 하는 당시의 감성 코멘트들이 가벼운 분위기로 피식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이 영화는 이종원과 이주희의 신선한 조합과 1990년대 초반 한국 청춘 로맨스의 분위기를 보여주지만, 전반적인 서사 구조와 인물 간의 동기 부여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