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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 노벨화학상] 윌러드 리비 : 방사성 탄소로 시간을 측정한 고고학의 혁명가

 [1960 노벨화학상] 윌러드 리비 : 방사성 탄소로 시간을 측정한 고고학의 혁명가

과거를 측정하는 시계가 생겨나기 전에는 유물의 연대를 추정하는데 지층의 위치나 유물의 양식에 의존하는 간접적 방법이 전부였다. ¹⁴C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탄소-14 연대 측정법은 이러한 한계를 극적으로 바꿨다. 이 방법은 생물체가 살아있을 때 대기로부터 탄소를 흡수해 유지하다가 죽으면 교환이 멈추고, 방사성 붕괴로 질소-14로 바뀌는 현상을 이용한다. 반감기가 약 5,730년으로 알려진 이 수치를 바탕으로 시료의 현재 탄소-14 비율을 살아있던 생물체의 비율과 비교해 연대를 계산한다. 측정의 정확성은 민감한 계측기와 배경 방사선 차폐 기술의 발전에 달려 있었다.

리비는 1940년대 말 탄소-14를 이용해 연대를 직접 측정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맨해튼 프로젝트 참여를 거쳐 시카고 대학교로 옮긴 연구는 1959년 UCLA로 옮겨 계속됐고, 이 시도는 1960년 노벨화학상 수상으로 인정되었다. 초기의 기술적 도전은 극히 소량의 탄소-14를 정확히 측정하는 문제였다. 배경 방사선을 차단하는 이중 차폐 시스템과 검출기 개선으로 해결되었고, 과거의 탄소-14 농도에 대한 가정의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대가 이미 알려진 시료를 측정하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이후 가속기 질량 분석법 AMS의 도입으로 수십 밀리그램의 시료로도 훨씬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방법의 고고학적 혁명은 상대적 연대에서 절대 연대로의 전환이었다. 지층의 순서를 기반으로 한 구분이 아니라 유기물이 포함된 시료라면 정확한 연대를 구할 수 있게 되었고, 측정 범위는 약 500년에서 5만 년 전까지로 확장되었다. 이로써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이나 스톤헨지, 여리고 등의 건설 연대 확인이 가능해졌고, 초기 인류의 아메리카 대륙 이주 경로나 토리노의 수의 같은 대상의 연대도 재평가되었다. 기후 변화의 역사, 빙하기 이후의 환경 변화를 연구하는데도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AMS의 발전으로 고고학 외 분야에서도 활용 폭이 넓어졌다. 심해의 해수 순환 속도, 대기 중 화석 연료의 영향으로 인한 수스 효과, 화산 폭발로 매몰된 생물학적 유해의 연대, 지질학적 단층의 활동 연대 등 다양한 현상의 연대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교정 곡선을 통해 달력 연도로의 변환 정확도가 개선되었고, 현재의 교정은 약 5만년 전까지 적용 가능하다. 윌러드 프랭크 리비의 발견은 시간을 읽는 새로운 언어를 열어, 인류의 역사와 지구의 변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원자 속에 새겨진 시간의 흐름을 읽는 방식은 과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지식의 시계를 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