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 자존감이 하루아침에 생기거나 무너지지 않는다고 본다. 자존감은 수백 번의 작은 상호작용이 쌓여 결국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혹은 “나는 역시 안 돼”라는 내면의 믿음을 만든다. 앨버트 반두라는 이를 자기효능감이라고 불렀고, 우리 아이의 도전 포기 회복 패턴을 좌우한다. 사례 A에서 예린이가 퍼즐을 맞추다 막히자 엄마가 대신 끼워 주는 바람에 예린이는 스스로 해내려는 의지가 약해졌음을, 교사 역시 같은 지적을 했다. 반면 사례 B에서 동준이는 시험을 망치고도 자신을 탓하기보단 학습 과정을 바꿔 보려는 태도를 길러야 했다. 자존감은 기질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이라고 수잔 하터가 밝힌 바 있다. 칭찬은 자존감의 방향을 좌우한다. 잘했음을 들으면 들어들이나 자격이 있다고 믿지 못하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반대로 실패를 통해도 무너지지 않는 아이는 “이번엔 틀렸구나 다음엔 다르게 해보자”라며 재도전을 선택한다. 부모의 말은 자존감을 직접 만든다. 반두라는 자기효능감을 만드는 네 가지 원천 중 언어적 설득을 꼽았고, 이는 타인의 말이 아이의 능력 평가를 바꾼다는 뜻이다. 다만 이 효과는 양방향이다. 지나친 비교는 단기적 동기를 주기도 하지만 결국 아이가 남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습관을 길러 자존감을 해친다. 가장 효과적인 말은 구체적이고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이 부분을 세 번이나 다시 해봤네” 같은 표현이 실제 노력을 보게 하는 신호다. 자존감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방향이 중요하다. 아이가 시도할 때 결과보다 과정을 집중적으로 반응하고, 실수했을 때 함께 생각하며, 아이의 존재 자체가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 아이 안에서 “어려운 일이 생겨도 어떻게든 해볼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조용히 자란다. 오늘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실천은 결과를 칭찬하기보다 과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 맞혔네”가 아니라 “이 어려운 걸 세 번이나 다시 해봤네,”라고 말하고, 실수 앞에서 당황하지 않는 태도를 함께 만드는 것이다. 나는 이 세 가지 기둥—성공의 축적 경험, 언어적 설득의 방향성, 그리고 실패를 통한 학습과 과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꾸준히 반복해야 아이의 자존감이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아이는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포기하지 않고 해볼 의지를 스스로 키워나가는 모습을 만들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