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운하에 도착했을 무렵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서, 적당히 한끼를 해결하려는 곳을 찾다가 우연히 오타루 운하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넷의 힘을 빌리지 않고 마음대로 먹어 보는 것도 자유여행의 큰 재미이기에,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결정했습니다. 이곳은 예전에 운하 창고로 쓰이던 곳을 식당가로 바꿔놓은 곳으로, 입구의 분위기가 오래된 건물의 느낌을 풍깁니다. 내부를 가로지르는 가운데 기념품과 간식거리가 놓인 공간이 있고 양옆으로 다양한 식당이 입점해 있어 카이센동, 라멘, 우동, 초밥, 뷔페 등 원하는 음식을 찾아 메뉴를 고르면 됩니다.
저는 아직 라멘을 안 먹어본 탓에 라멘을 선택했고, 특히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곳이라 맛집인 줄 알고 오타루 쿠라야에 들어갔습니다. 간판은 영어나 한국어가 적혀 있지 않고, 사진에 보이는 표지판을 찾으면 됩니다. 메뉴판에는 쇼유, 시오, 미소 등 기본 라멘이 800~850엔, 토핑 추가 시 1,000~1,450엔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콘버터 라멘이라는 지역 특색을 시도해봤는데, 비주얼과 달리 맛은 꽤 괜찮았습니다. 버터가 들어가 느끼함이 있을 것 같았지만 국물이 버터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옥수수와 면의 조합이 독특한 식감을 선사합니다. 기본으로는 쇼유라멘을 주문했고, 일본식 정통 라멘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더기도 충분해 가격 대비 양도 괜찮았습니다.
또한 호르몬 라멘도 맛봤는데, 소나 돼지의 내장이 들어간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쫄깃한 식감과 깊은 맛이 있었으나 먹다 보니 내장의 누린내가 조금씩 올라와서, 막창이나 곱창을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는 결국 다 먹었지만 국물에는 누린내가 남아 남기지 못했습니다. 특이한 것을 먹어보려는 무리한 도전은 피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점심을 끝낸 뒤에는 추위를 피하려고 카운터에서 파는 원두커피를 마셨고, 폭설과 강풍으로 운하 구경은 수박 겉 핥기 정도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먹고 마시며 몸을 녹이고자 했지만, 밖은 시시하게 느껴질 만큼 날씨가 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