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계에서 수십 년을 보낸 뒤 지구로 귀환했다. 돌아온 지구는 내가 알고 있던 모습과 달랐고, 10년이 지나있었다. 현금과 휴대폰을 강탈당한 채 찜질방에서 현재 상황을 확인하며, 어비스와 각성자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계의 차원문을 통해 귀환한 나는 이곳에서 조용히 살고 싶었지만, 상황은 그렇게 만만치 않았다. 귀환자 신고를 하면 주민등록은 살리고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받는다기에 시청에 가서 필요한 기본 조사와 질병 여부를 확인했고 가족과의 연락을 준비한다.
가족 중 유일한 혈육은 여동생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셨기에 여동생은 내게 남겨진 전부였다. 이계에서도 여동생을 다시 보는 것이 나의 일념이었다. 여동생이 시청으로 찾아오고 우리는 시청 뒤쪽 주차장에서 마주한다. 여동생은 오빠와 자신만 아는 비밀 이야기를 꺼내려 애쓴다. 내가 과거에 겪었던 작은 일들—김밥에 오이를 넣었다고 종일 울었던 일, 까불다가 텔레비전을 부숴버린 일—의 기억이 떠올라 서로를 묶어 두는 듯한 분위기가 흐른다. 여동생은 오빠의 재산에 대해 말하며, 내가 사라진 뒤 모아둔 돈과 부모님의 유산이 그녀의 것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 돈으로 어비스 관련 주식에 투자했고 앞으로 회사까지 세우게 되었다고 한다. 주식은 대박이 났고, 여동생 지우는 각성을 통해 힘을 얻게 되었다.
지우는 내 신체 능력을 확인하자 순수한 육체능력으로도 S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구에 돌아오며 나는 조용히 싸우지 않고 살고자 했지만, 달라진 세상과 여동생의 각성으로 더 이상 평온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계에서 수십 년을 보낸 나와 달리 지구는 빠르게 변했고, 어비스와 각성자가 들끓는 현실 앞에서 내 삶은 다시 위태로워진다. 여동생과의 재회는 나의 유일한 가족에 대한 책임과 옛 상처를 동시에 떠올리게 하고, 나는 이 거대한 혼돈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다시 선택해야 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먼치킨 헌터로서의 내 길을 따라 흐르는 본격적인 이계 귀환자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