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S급 헌터로 승승장구할 날들을 꿈꾸며 스킬 각성에 성공했다. 내 보유 스킬은 해충구제였고, 최고 성과의 밭 가꾸기 대회 1등이 잡스킬로 각성된다는 아이러니에 당혹스러웠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해 부농으로 전향하려 했지만, 조용히 살고 싶다는 바람과 다르게 모든 일이 어그러지며 사람도 동물도 흔들렸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심기체를 갈고 닦아 헌터의 길을 걸어왔고, 남들이 스무 살 즈음 각성하는 시기에 나는 일반 직장에 들어갔다가 마흔 가까이 되다 처음으로 스킬을 각성했다. 그리고 감정을 끝낸 뒤 얻은 이름은 이강석, 나이 30세, 해충구제 랭크 S. 스킬에 대한 확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지만, 해충구제라는 스킬은 처음 보는 것이었고 같은 스킬을 가진 이가 농촌의 할머니라는 사실에 당황했다.
그 할머니를 찾아가 조언을 얻고 밭일을 돕던 중 막걸리 한 잔에 속까지 기울어졌고 결국 밭을 양도받게 된다. 술이 깬 뒤에도 밭 양도를 물리치려 했지만 결론은 밭을 받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 마을 어르신들의 분위기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해충구제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만, 이 스킬의 힘은 의외로 거대했고 같은 마을의 어르신들도 예사롭지 않았다. 나는 해충구제 스킬의 조언을 얻고자 박막례 할머니를 찾아 귀농의 길로 접어들었고, 그 과정에서 강석으로서의 정체성과 마을의 비밀이 얽히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결국 해충구제 스킬의 본질과 그 힘이 이 마을과 내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