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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라고 싸게 파는 게 답일까? — 저가경쟁의 함정과 포지셔닝 전략

 불황이라고 싸게 파는 게 답일까? — 저가경쟁의 함정과 포지셔닝 전략

경기가 나빠지면 소상공인들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대책은 가격을 내리는 것이다. 손님이 줄었다 → 돈이 없어서다 → 싸게 팔면 오겠지라는 직관이 작동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2022년 금리 인상 이후 외식업 경기가 얼어붙자 런치 특가, 세트 할인, 쿠폰이 쏟아졌지만, 오히려 가격을 유지하거나 올린 곳들이 있었다. 동네 돈가스 맛집, 줄 서는 국밥집, 예약이 꽉 찬 브런치 카페처럼 할인 없이도 찾아오는 이유가 명확한 곳들이다. 이는 가격을 내리면 손님이 온다는 공식이 언제 통하는지, 언제 통하지 않는지 알아야 이해된다.

가격을 내리면 손님이 온다라는 신호가 언제 통하는지 살펴보면, 신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브랜드에서는 가격 인하가 의심을 불러온다. 가격-품질 신호 효과가 작동하는 영역은 이미 인지가 확립된 브랜드가 될 때다. 아직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사업에서 가격 인하는 신뢰를 얻기보다 의심을 키운다. 특히 서비스업이나 전문직처럼 결과물을 눈으로 미리 확인하기 어려운 업종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때 가격 인하는 완전히 틀린 전략은 아니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은 효과가 된다.

저가 경쟁의 함정은 한 단계를 지나면 질과 마진이 악화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1단계는 가격 인하 직후 문의가 늘어나 보이지만, 2단계에선 가격에 민감한 고객이 몰려와 컴플레인, 환불 요구, 별점 테러가 증가한다. 3단계에선 마진이 감소하고 스트레스가 증가하며 결국 폐업을 고민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가격경쟁에는 끝이 없다는 점이다. 자본이 많은 쪽이 이기는 구조이며, 소규모 사업자는 버티기 어렵다. 국내 커피 시장의 사례처럼 저가 브랜드의 확장으로 중간 위치의 가게들이 문을 닫는 현상도 나타난다.

포지셔닝은 시장이 아니라 고객의 머릿속 싸움이라는 점이 핵심으로 제시된다. 포지셔닝 점검은 단 three questions로 가능하다. ① 어떤 상황의 어떤 사람을 위한 사업인가? ② 그 사람은 지금 어디를 가고 있나? ③ 그 사람이 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이 세 질문에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다면 포지셔닝이 성립한다. 불황 속 살아남는 가게들은 가격을 내리는 대신 자신이 누구를 위한 곳인지를 더 명확히 만들고, 그 이유를 강하게 제시한다. 반대로 포지셔닝이 확실치 않으면 불황에 가장 먼저 취약해진다. 지금 이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내 손님은 나한테 왜 오는가?”에 명확히 답할 수 없다면 가격보다 중요한 마케팅의 시작은 손님 머릿속에서의 자리 매김이다. 할인 쿠폰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누구를 위한 곳으로 정의하는 데 먼저 쓰는 것이 불황을 버티는 진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