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의 핵심 주제는 상대보다 더 많은 집을 만들어 승부를 가르는 것인데, 수를 두고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한편의 대화처럼 느껴진다. 바둑의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며, 두터움은 느림과 묵직함, 세력 추구와 연결되고 엷음은 빠름과 경쾌함, 실리 추구와 맞닿아 있다. 최고수들의 바둑은 대개 실리와 세력의 조화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철학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두터움을 아는 것이 바둑을 아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두터움의 의미는 실리가 두텁고 형세가 견고하며 모양이 두꺼운 상태를 포괄한다.
두터움은 상대의 엷음을 압박하는 힘으로 작용하지만, 지나친 두터움이 지속되면 실리가 부족해져 역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상대의 타개에 직면하면 두터움의 힘이 무력화될 위험도 있으며, 손에 쥔 실리가 없으면 실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한 판의 흐름은 초반의 이성적 접근에서 중반과 종반으로 넘어가며 감정이 개입하기 시작하고, 과도한 실리 추구나 과한 두터움은 결국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은 바둑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AI는 직관보다 정밀한 논리로 두터움을 수치화하고, 과거의 수를 재조명하게 한다. 기본기의 재해석과 새로운 수의 학습이 이루어지며, 프로 기사들의 성적 향상에도 기여한다. 과거의 지혜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새로운 기술과 가치의 수용이 가능해진다.
인생도 바둑과 닮아 있다. 지나치게 실리를 좇거나 지나친 두터움만 남겨두면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되고, 균형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받아들이고, 실리와 세력 사이의 조화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은 한 판의 바둑과 같다는 생각 아래 타개를 모색하는 과정이 계속된다. 결국 조화란 두터움과 엷음 사이의 균형으로 정의되며, 그 균형을 유지하는 순간 최적의 선택에 다가설 수 있다.
원문 링크 : 두터움과 엷음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