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주에서 자란 아이였습니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동네 연습장에 다니며 채를 잡았고, 처음은 친구들과 어울리려 즐거움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점차 골프가 제 삶의 길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6학년 때부터 선수의 꿈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제주 대표로 활약하며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국가대표의 길은 처음부터 그리 화려하지 않았고, 저는 화려한 주니어 경력이 없던 제주 아이였습니다. 2021년 고3 때 KLPGA 정회원 선발전을 수석으로 통과했고, 같은 해 시드순위전에서도 9위를 기록하며 1부 투어 풀시드를 얻었습니다. debut 전부터 이미 주목받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2022년 데뷔 시즌은 28경기 중 12번컷으로 78위에 그치며 드림투어 하강의 길을 걷게 되었고, 퍼팅과 페어웨이 적중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비거리에 의존하던 제 게임에도 균열이 뚜렷했고, 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앉았습니다. 드림투어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250m에 가까운 드라이버 비거리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정확성 위주로 재편했습니다. “세게 치면 다다”라는 생각을 버리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2023년 전주군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드림투어 3차전에서 저는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생애 첫 프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비록 드림투어였지만, 이 우승은 제 안의 무게를 바꾸었습니다. 2023년 상금랭킹 9위로 2024년 1부 투어에 복귀했고, 2024년 상금랭킹은 45위로 올랐습니다. 숫자만 보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제 재건의 흔적이었습니다. 2025년 덕신EPC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 최저타 66타로 단독 2위에 오르며 1부 투어 첫 톱5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잔디 알러지가 있다는 특이사항도 있지만 이를 극복하며 매주 필드에 서 왔습니다. 2026년 3월 태국 촌부리에서 열린 리쥬란 챔피언십에서 저는 드디어 정규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22년 드라이버 하나에 의지해 바닥을 본 물고 늘어지던 시절에서 벗어나, 정확성을 무기로 재기에 성공한 제 이야기는 남다른 울림을 남깁니다. 지금의 저는 잔디 알러지와 함께라도 웃으며 필드에 서는 선수이고, 제주 소녀로 시작해 오늘의 우승으로 막을 내릴 수 없던 서사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