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도입 이래 직장인들의 노후 자산으로 여겨진 퇴직연금이 20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개인과 기업별로 흩어져 있던 자산을 하나로 묶어 전문가가 운용하는 기금형으로 도입하고, 중소기업의 실태를 반영해 노동자의 수급권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현 제도는 기업이 금융사와 계약하는 계약형 방식으로, 가입자가 직접 운용 상품을 선택해야 해 전문 지식 부족이나 바쁜 현업으로 인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적립금의 다수가 원리금 보장형 저수익 상품에 집중되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기금형 퇴직연금은 대규모 자금을 독립된 전문 기금에 맡겨 투자 전문가가 운용하도록 하여 수익률과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미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인 푸른 씨앗의 수익률이 양호한 성과를 보인 점도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금형 퇴직연금의 본격 도입으로 개인의 운용 부담을 덜고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수익률과 안전성을 개선한다. 둘째,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해 현장의 애로를 파악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셋째, 노동자 수급권 보호를 위한 제도를 7월까지 설계해 회사 부도 시에도 퇴직급여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는 강력한 장치를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구분하면 기존 계약형은 기업이 금융사와 계약해 자산을 관리했고 도입 예정인 기금형은 독립된 수탁법인이 자금을 통합 운용한다. 운용 주체 역시 개인의 직접 선택에서 투자 전문가의 통합 운용으로 바뀌고, 자산 관리도 분산되어 각자가 관리하던 형태에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일원화된 관리로 전환된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원리금 보장형 중심의 낮은 수익에서 벗어나 체계적 운용으로 수익률 향상이 기대된다.
정부는 중소기업 실태조사를 통해 구체적 제도를 설계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며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 제도 대비 기금형의 도입은 노후 소득의 실질적인 보장을 강화하고, 국민연금과 함께 긴밀한 수입 구조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평가된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 수수료 부담의 축소, 투명한 운영 방안 등이 향후 구체적 설계안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 7월 발표될 세부 제도 설계안에 현장의 체감 혜택이 담기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