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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힘 - 호기심건축사

 강원도의 힘 - 호기심건축사

강원도 지역 학교시설 설계공모 발표를 다녀오니 남은 한 가지 사실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앞으로 강원지역의 설계공모는 강원도에 속한 건축사사무소가 최소 30%의 지분을 가져야 응모자격이 주어진다는 제도 때문입니다. 협업은 가능하되 지역업체 지분을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터무니없는 제도이며, 중국이 일정 지분을 할당하라고 하는 정책과도 유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지역 건축사사무소의 활성화를 포장으로 내세우지만 결국 타 지역의 참여를 배척하는 모습이고, 경쟁력에서 뒤처지니 만든 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라도나 경상도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로 인해 지역 건축사들과 지역 교수들의 유착이 심화될 위험이 크다고 느꼈습니다. 반대로 서울이나 경기도는 지역제한이 없고, 지역 내 건축사사무소의 수가 월등히 많아도 타 지역의 참여가 자유로워 서로 경쟁하며 더 나은 안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결국 이 같은 지역제한은 사용자들에게 더 좋은 건축 계획안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강원지역의 여러 제안서 심사에서도 지역 건축사의 텃세를 직접 느낀 적이 있었고, 상당히 적대적인 질문들에 주관적 판단을 객관화하려는 모습이 어이없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오래전 홍상수 감독의 초기작 중 강원도의 힘을 기억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네이버 포스터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실재인지 연출인지 헷갈리던 그 영화적 구성이 떠올랐습니다. 최근 읽는 책에서 그 초기작들을 앵프라맹스의 지각할 수 없는 무한소의 차이로 설명하는 내용을 보며, 영화로 재현된 일상과 실제 평범한 일상의 미세한 차이가 주는 혼란스러운 느낌을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설악산과 속초를 방문한 뒤에는 영화 속 인물들에게도 그랬던 것처럼 시간과 공간이 무심하게 열려 있음을 느꼈습니다. 강원도의 산과 바다는 작은 이익을 좇아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도 스며들어 가기를, 그리고 그러한 힘이 이 땅의 건축과 사람들에게도 깊이 남아 있기를 기도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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